우리들은 거룩한 산을 40일 동안 여행했다.  순례를 끝내고 우리들이 마침내 떠나려고 성탄절 전야에 다프네로 돌아갔을 때, 전혀 예기치도 못하던 가장 결정적인 기적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겨울이었는데도 초라하고 작은 어느 과수원에는 꽃이 핀 편도나무가 있었다! 친구의 팔을 잡고 나는 꽃이 핀 나무를 가리켰다.

"앙헬로스." 내가 말했다.

"순례를 하는 동안 줄곧 우리 마음은 수많은 복잡한 문제로 괴로움을 받았어. 그런데 이제 답을 얻었구나!"

친구는 푸른 눈을 꽃이 핀 나무에서 떼지를 않은 채 기적을 행하는 거룩한 성상의 앞에서처럼  십자를 그었다. 그는 한참 동안 말문이 막혀 서 있었다. 그러더니 그는 천천히 말했다.

"짤막한 하이카이 시가 내 입에서 솟아나오는구나."

그는 다시 편도나무를 쳐다 보았다.

        나는 편도나무에게 말했노라.

        "그대여, 나에게 신의 얘기를 해다오."

        그러자 편도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다.

영혼의 자서전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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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책은 KTW 님이 어머님과 방문하시면서, 아버님이 읽으셨던 책이라며 방문 상담료로 주시고간 책이예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조사를 해 보니 그리스의 유명한 작가 였네요.

책은 한국에서 1981년 발행되어 무려 30년 전의 책인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빛 바랜 종이의 색 만큼이나 작은 활자체로 무려 480 페이지를 작가의 인생과 철학, 종교, 여행, 신에게로의 접근 등 매우 광범위한 부분을 다루고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재미있었던 부분도 많았지만, 종교에 대한 심오하고도 철학적인 접근은 매우 이해하기 어려웠었네요.

책 전반에 걸쳐서 참으로 값진 내용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위 구절이 참 좋더라구요. 꽃이든 잎이든 우리 주변에 모든 것들이 신을 이야기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책 주신 KTW님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좋은 하루 되시구요~

2014년 05월 08일
아시아 유학
남병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