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친구들은 대체로 많이 느린편이다.

느리기 때문에 부탁을 잊는다거나, 잊어버려서 중요한 일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 이런 말레이시아 친구들과 일을 하면서 참 많이도 논쟁하고 잊지 않도록 조이고, 다그쳤던것 같다. 얼마나 그랬으면 한 직원은 나랑 이야기를 할 때는 겁난다고 했을까? ㅋㅋ

물론 열심히 하는 이런 직원들의 중에서도 가끔은 아주 아주 열심히 하는 직원들을 간간히 본다. 조직내에서도 활동적인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라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참 일하기가 편하다.

이런 사람에 당연히 포함되는 사람이 May 이다.

내가 일을 시작하는 초기 부터 May와 나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논쟁을 거쳐 최고의 파트너쉽을 이뤄왔다. 그런 May가 오늘 그만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잘 맞고 유능한 인재들이 다른 직장에서 일 하는게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새로운 사람과 일을 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한국식으로 가르쳐야 하는데 그 과정이 참 힘들다. 이들이 나를 인정하는 하나의 길은 내가 더 완벽하다는 것이고, 내가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는 길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3~5개국어를 자유자재로 하고, 해외 대학의 학위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말레이시아 친구들을 컨트롤 하는 것은 어렵다. 유능한 친구들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더욱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물론 그만큼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함은 기본이지만...

어쨋든 May는 초기 부터 일을 함께 해오고 나를 위해 누구보다 애써 주었던 최고의 친구 중 한명이다. 현재 내가 이렇게 있기까지 참 많은 정보를 준 친구이고, 파트너로서 서로에게 참 많은 조언을 해 주었기도 하다.

나로서는 지금의 내가 있기 까지 해 준 친구, 아니 과거의 모든 부분이 가위로 잘려 나간듯 하다. 오늘이 직장에서 일을 하는 마지막날이라 전화를 걸어 "니가 최고였어." 라고 말 해 주고 싶었다.

전화를 걸어 나임을 밝히자 용건을 말하기도 전에 May가 말했다.

"BK 이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너를 도와 주는 것이게 될거야. 무슨 일이야?

ㅋㅋ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내가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구나...

도움을 청하려고 전화 한것은 아니고, 그동안 너랑 일하면서 너무 좋았고, 너의 조직에서 니가 최고 였다고 말했다. May는 부탁하지 않는 것에 놀라고, 나의 마지막 전화에 감동을 받은 듯 했다.

"나도 너랑 일해서 너무 좋았어. 내가 한국가면 꼭 연락할게. 그리고, 간간히 연락하면서 지내자~"

Networking.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넓혀 가는 것.

그리고 어느 시점에는 그 효과가 극대화 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잘 해야 된다는 것.

조금 슬프기까지 한 오늘, May의 이직 생활이 잘 될 수 있도록 기원해 본다.

나는 오늘 Networking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을 잘 장식했다고 위안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