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아라비아 사람 하나가 둔덕 위에 옆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소리를 지른다. 아주 작은. 그래서 우리는 팔을 흔든다. 굉장한 신호를 하늘에 가득 채워 놓는 것 같은 인상을 가진다. 그러나 그 베두인 사람은 여전히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가 천천히 4분의 1가량 몸을 돌리는 것이 아닌가! 그가 얼굴을 보이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은 성취가 될 것이다. 그가 우리 쪽을 바라보는 그 순간에 벌써 우리의 목마름과 죽음과 신기루는 지워질 것이다. 그가 4분의 1쯤 몸을 돌리려 했을 뿐인데, 그것은 벌써 세상을 바꾸어 버렸다. 단지  상체를 움직임으로, 다만 한 번 휘둘러 봄으로, 그는 생명을 창조하고, 내게는 그것이 어떤 신 같아 보이는 것이다.

기적이다. 그는 신이 물 위를 걸어오듯 우리를 향하여 모래 위를 걸어온다.

인간의 대지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안응렬 옮김 -
WIND, SAND AND STARS - ANTOINE DE SAINT EXUPE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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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책은 KHY님이 방문 상담료로 가져오신 책이세요. 이 책은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생텍쥐페리의 작품을 엮어놓은 책이예요. 개인적으로는 <어린 왕자>는 알았지만, <인간의 대지>, <남방 우편기>, <야간 비행>, <전시 조종사>와 같은 작품들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해 보게 되었네요.

위 글은 <인간의 대지>편에서 가져온 글인데, 비행중 사막에 추락해서 기관사와 함께 5일동안 사막에서 목마름과 추위, 신기루, 탈진 등 온갖 고초를 겪다가, 죽음에 다다라서 사막의 베두인에게 발견되는 상황이예요. 죽음에서 벗어나는 순간의 묘사가 너무도 세부적이고, 죽음에 맞서 포기 하지 않는 인간의 투지가 정말 감동적이네요. 저도 물 없이 사막을 걷는 것 처럼 치열하게 살아야 할텐데 말이죠...

좋은 책 주신 KHY님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2014년 02월 26일
아시아 유학
남병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