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이 너무 많아 져서 힘들다.

늘 밀리는 일들로 인해 때로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며칠간은 끊임없는 상담에 답변에 일처리에, 국제 전화에 스스로를 돌볼 시간도 없었다.

Time Management. 내가 할 일들을 적어보면 하루에도 30개 이상이 훌쩍 넘어간다.

적은 것들은 머리속에서 비워버리고, 중요한 것들에 가중치를 둬서 하나 하나 체크해 간다.

그렇게 나의 인생의 첫번째 꿈이 이루어 지고 있다.

너무도 바쁜 나날에 조금씩 지쳐가던 중, 오늘 (토요일) 아침에 간만에 편안한 시간을 가졌다.

잠을 푹 자고 싶었는데, 이번 한 달 매일 새벽(06:30) 영어 강의를 나갔던 덕분에 일찍 깨게 되었다.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는 주간 업무 보고를 이사님께 하고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동대문에서 옷을 사서 대구까지 배달해 주는 일을 하는 청년이 있는데 그는 앞도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나르지도 못할 만큼의 옷(90kg)을 어깨에 매고 밤 새도록 옷을 산 이후,

대구의 옷 가게 사장님들에게 배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냥 뛰기도 힘든 계단들을 5층 까지는 뛰어서 올라가고, 새벽 동안 내내 대구의 사장님들이

요구한 옷을 모두 사거나, 반품하는 일을 했는데, 쉬지도 않고 컵라면 하나를 먹으며 그렇게 일을 하고 있었다.

새벽 내내 동대문에서 옷을 사면 대구로 내려가는 버스에서 잠을 자고, 자신과 거래하고 있는 60여개의 옷가게 사장님들이

준 열쇠 꾸러미로 하나 하나 가게를 열어가며 사장님들이 원했던 옷들을 모두 배달하고 있었다. 그 60개의 열쇠 꾸러미는

그 친구가 가진 신용의 개수를 대변해 주는 것이겠지...

새벽 일이 끝나면 서울에서 대구로 오는 버스에서 젖은 양말을 갈아 신고, 

화장실에서 세면을 하고, 오후 일이 끝나면 다시 서울로 가는 청년의 일과.

나이는 나와 비슷한데 나보다 훨씬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더 알찬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유도를 하던 친구인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운동을 그만 두고 이 일을 하고 있단다.

그리고 월세 25만원의 집에서 가족들이 살고 있는데 빨리 돈 벌어서 조그마한 집을 갖는 것이 소원이란다.

이건희 회장이 와도 자신의 직업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젊어서의 고생은 앞으로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단다.

힘들다 생각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진다.

언젠가 나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말 한 것 같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제한된 여건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가진 여건을 통해 그 사람들이 못 하는 것을 대신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오늘 토요일 아침. 침대에 누워 TV를 보고 운동을 하러 가려고 했는데 안되겠다.

밀린 일들 부터 처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축구하러 가야지.

나역시 꿈을 갈망하는 사람이기에, TV에서 본 그 친구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잠시 행복에 겨운 고민을 했던 토요일 아침에

깊이 반성하며 글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