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에서 신학 박사 학위 준비를 하던 시절이었다. 연례 피정을 위해 좋은 장소를 수소문한 결과, 한 곳을 추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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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버스를 타고 알프스를 굽이돌아 올라갔다. 독일어를 하는  수사님이 버스 정류장 까지 마중 나와 주었다.

"성당으로 가시죠.  성체강복 시간에 성가를 부를 겁니다."

그를 따라 성당으로 갔다. 독일어로 된  성가를 따라 부르느라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성가 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내 뒷자리에서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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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군요."

그는 겸손하게 고마움을 표시 했고, 우리는 그렇게 약 10분 동안 독일어 회하를 하느라 진땀을 뺏다. 어쨋든 그에게 전문적인 성악 교육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권유를 하고 싶었는데, 독일어로 "교육받다"라는 단어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런 중에 그가 명함을 건네 주었다. 명함에는 이렇게 찍혀 있었다.

"발터 헤게. 취리히 오페라단, 수석 테너."

마침내 그가 영어로 물었다.

"독일어가 신부님의 모국어입니까?"

"아닙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실은 영어도 제대로 말할 줄은 모릅니다만, 어쨋든 내 모국어지요."

그는 저녁  식사 후에  산에 올라가자고 했다.

단순히 등산 하자는 뜻이 아님을 알게 된 나는 그의 초대에 응했다.

산길을 따라 함께 산보하면서 그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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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떤 계기로 피정의 집을 찾게 되었소?"

"오, 이런. 제 인생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빠뜨릴 뻔 했군요. 신부님, 이번 주일에 제가 세례를 받습니다. 제 나름대로 피정을  통해 세례성사의 은총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산보하던 중 쓰러진 통나무를 발견하고는, 나무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나는 준비됐습니다, 발터."

"무슨 준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가 의아해했다.

"날 위해 노래해주시오."

그런데 그는 오던 길로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악보를 가지러 피정의 집으로 되돌아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실은 최대의  성량을 내기 위해 나와 거리를 두려는 것이었다.

바로 앞에서 그렇게 소리를 냈더라면 나는 산 밑으로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그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땅거미가 지자 닫혔던 알프스의 농가며  산장들의 창이 하나 둘 열리더니, 마침내는 마치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나팔을 불고 있기라도 하듯 사람들이 창밖으로 머리를 내미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피정은 8일간 계속되었으나, 발터 헤게의 아름다운 성가 뒤로 펼쳐진 알프스의 풍경과 우아하게 지던  석양의 광경, 그리고 그의 인생 여정과 그의 아름다운 음성은 줄곧 내 마음속에 머물렀다.

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 - 존 포웰 지음 / 강우식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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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SSH님이 방문 상담료로 주신 "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에서 가져 왔어요. 미국의 유명한 신부님이 쓰신 책인데, 책 전반에 걸쳐서 마음에 와 닿는 내용들이 많네요.

요즘 여름 휴가 기간이라서 많은 분들이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실 것 같네요. 가족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고, 위 내용 처럼 휴가 기간에 "나를 위해서" 줄곧 내 마음속에 머물수 있는 풍경이나, 사람, 음식, 이야기를 담아 오시기를 바랄게요. 저도 이번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이런 시간을 가질 것 같네요.

좋은 책 주신 SSH님의 아버님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며, 07월의 마지막 하루 잘 보내시기를 바랄게요~

좋은 하루 되시구요~

2013년 07월 31일
아시아 유학
남병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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